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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해법? 주거·일자리·돌봄에서 시작된다

by 경제도토리 2025. 9. 24.

대한민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바로 저출생 문제입니다. 인구 절벽이 눈앞으로 다가온 지금, 정부와 사회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아마도 당사자인 청년의 삶 속에 숨어 있을지 모릅니다.

바로 이런 문제의식을 담아 지난 9월 23일, 대구 삼성창조캠퍼스에서는 ‘청년의 삶에서 찾는 저출생 해법’을 주제로 한 청년총회가 열렸습니다. 국무조정실이 주최하고, 청년주간(9월 20일~26일)의 주요 행사로 마련된 이번 총회에는 청년들과 전문가, 그리고 정책 담당자들이 함께 모여 청년들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해법을 모색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대구 청년총회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그리고 우리가 주목해야 할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청년총회, 청년이 직접 말하는 정책의 장

청년총회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청년 당사자가 직접 의견을 말하고, 정책 담당자와 함께 토론하며, 결과적으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자리입니다.

앞서 4월에는 수원에서 ‘청년 소상공인 창업’을, 8월에는 대전에서 ‘AI 시대 청년 교육과 역량 강화’를 주제로 청년총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대구 총회는 그 세 번째 자리로, 대한민국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저출생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세 가지 강연, 삶의 주기별 해법을 짚다

이번 청년총회에서는 전문가와 실제 경험을 가진 인사들이 강연자로 나서 청년들의 삶 속 현실적인 고민을 다뤘습니다.

  1. 최재천 이화여대 명예교수 – “청년 삶의 안정과 출산 결정의 조건”
    최 교수는 출산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삶의 안정’을 꼽았습니다. 주거, 일자리, 소득 등 기초적 삶의 조건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이 결혼과 출산을 결심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2. 정성호 개그맨 – “임신·출산 과정에서의 돌봄과 일·가정 양립”
    실제 다둥이 아버지로서 경험을 들려준 정성호 씨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부모가 겪는 돌봄 부담과 직장 내 제약을 솔직하게 공유했습니다. 특히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려운 직장 문화와 제도적 한계가 저출생 문제와 직결된다고 강조했습니다.
  3. 전은지 다큐멘터리 제작자 – “육아·경력 지속과 가족의 성장”
    전은지 감독은 부모가 되면서 겪는 경력 단절 문제와, 그 과정에서 가족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지원 체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여성에게 집중되는 육아 부담이 사회 구조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저출생 문제도 풀리기 어렵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이 세 강연은 단순한 학문적 담론이 아니라, 청년이 실제로 부딪히는 현실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숙의 토론, 청년이 직접 찾는 해법

강연 이후에는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 숙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주제는 “저출생 해법, 청년 복지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였습니다.

토론 과정에서 청년들이 제시한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주거 불안 해소: 안정된 집이 없으면 결혼과 출산을 생각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청년 전세, 월세 지원 정책의 실효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습니다.
  • 일자리 안정과 미래 보장: 불안정한 고용과 불투명한 연금 제도가 청년의 미래 설계를 막는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 일자리를 확보하는 정책이 저출생 해법과 직결됩니다.
  • 임신·출산기 건강·돌봄 지원: 임신 중 의료 지원부터 출산 후 초기 양육 지원까지, 청년 부모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세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 일·가정 양립 제도: 육아휴직, 근무 시간 유연제 등 제도적 장치가 있어도 실제로 쓰기 어려운 직장 문화가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 경력 단절 없는 육아 환경: 특히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 교육비·양육비 부담 완화: 출산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 중 하나가 높은 교육비와 양육비라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이런 논의는 청년들이 실제로 고민하는 문제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청년총회가 던진 메시지

이번 대구 청년총회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청년의 삶에서 답을 찾자
    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아이를 낳으라”는 캠페인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청년들이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는 토대, 즉 주거·일자리·돌봄·교육이 종합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다시 확인된 것입니다.
  2. 정책은 청년의 목소리에서 출발해야 한다
    정부가 정책을 만들 때 청년의 참여가 형식적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이번처럼 강연과 토론을 통해 청년이 직접 의견을 내고, 그 결과가 정책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자리 잡아야 합니다.
  3. 지역 청년의 목소리도 중요하다
    총회가 대구에서 열린 것은 지역 청년들의 삶을 직접 듣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저출생 해법은 서울 중심이 아니라 전국의 다양한 청년 경험을 담아야 제대로 된 대책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

물론 청년총회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실제 정책 반영으로 이어져야 진정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 정책 반영의 실효성 확보: 청년들의 제안이 법과 제도, 예산에 반영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점검해야 합니다.
  • 대표성 강화: 다양한 직종, 지역, 계층의 청년 목소리가 균형 있게 반영될 수 있도록 참석자 구성이 중요합니다.
  • 지속적 운영: 정기적으로 청년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진행 상황을 추적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 중앙-지방 연계: 저출생 정책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함께 추진해야 효과가 커집니다. 대구 총회는 그 첫걸음을 보여준 셈입니다.

 

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출산 장려금이나 일회성 혜택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 문제입니다. 청년들이 안심하고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삶 전반을 뒷받침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번 대구 청년총회는 바로 그 점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청년의 삶에서 출발해야만 저출생 해법이 현실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 말이죠. 앞으로 이 목소리들이 정책으로 이어지고, 청년들이 “아이를 낳아도 괜찮다”는 사회적 확신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저출생 해법? 주거·일자리·돌봄에서 시작된다
저출생 해법? 주거·일자리·돌봄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