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가정 밖 청소년’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집을 떠나 쉼터나 지인의 집을 전전하거나, 때론 거리에서 지내야 하는 청소년들을 말해요. 부모님의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여러 사정으로 집을 떠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죠.
서울의 한 편의점 앞에서 만난 민수(가명, 17세)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집을 떠난 지 반년이 넘은 그는 처음엔 친구 집을 전전하다 결국 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쉼터에 들어갔지만 규율이 너무 답답해 오래 버티지 못했어요. 게다가 “여기서 2년은 살아야 공공임대주택을 신청할 수 있다”는 말에 절망했습니다. 결국 그는 다시 거리로 나와야 했죠.
민수의 이야기는 특별한 게 아니에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청소년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디서 잘 수 있을까?”
그런데, 이런 아이들에게 조금은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정부가 발표한 ‘유스타트(Youth+Start) 3.0 종합지원 방안’인데요. 이번 대책은 그동안 까다롭고 복잡했던 주거 지원 제도를 대폭 손봐서, 민수 같은 아이들이 훨씬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거예요.
“시설에서 2년 살아야 한다”는 규정, 이제 끝!
예전에는 공공임대주택을 신청하려면 청소년복지시설에서 최소 2년 이상 생활해야 했어요. 그런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시설은 보호와 숙식을 제공해주지만, 엄격한 규율과 공동생활의 부담 때문에 오래 머무는 게 힘든 경우가 많았거든요.
결국 많은 청소년이 조건을 채우지 못해 집을 얻을 수 없었죠. 민수 같은 아이들이 바로 그 사각지대에 놓였던 겁니다.
이번에 바뀐 유스타트 3.0은 이 규정을 완전히 없앴습니다. 이제는 시설에서 얼마나 살았는지 상관없이, 단순히 무주택이면 신청 가능해요. 건설임대주택도 소득이나 자산은 따지지 않고 무주택 여부만 확인합니다.
이제서야 청소년들에게 진짜 문이 열린 거죠.
온라인으로 신청, 원하는 지역에서 새 출발
이번 개편에서 또 반가운 소식!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신청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이름도 ‘유스타트 주거지원 플랫폼’인데,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바로 신청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예를 들어, 부산에서 자란 청소년이 서울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다고 해도, 예전엔 현재 거주지 위주로만 신청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원하는 지역을 선택해 신청할 수 있죠.
집이 없는 청소년에게 이건 단순히 “주소” 문제가 아닙니다. 그 아이가 꿈꾸는 미래와 연결되는 새로운 출발선이 될 수 있어요.
절차도 간단해 졌어요
그동안 소년소녀가정 전세임대를 신청하려면 지자체장을 거쳐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이제는 LH가 직접 접수합니다. 덕분에 복잡한 절차가 사라지고, 지원 속도도 빨라졌어요. 하루하루 거처 걱정을 하는 아이들에게 이건 정말 큰 변화입니다.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아요
물론 아직 갈 길은 멀어요. 2021년 조사에 따르면, 가정 밖 청소년이 가장 필요로 하는 건 **경제적 지원(37.1%)**과 **숙식 지원(34.3%)**이었고, 우울감을 느끼는 비율도 무려 35.6%에 달했어요. 많은 아이들이 자해와 자살 충동을 겪는다는 사실도 무겁습니다.
유스타트 제도를 통해 2019년부터 2025년 8월까지 9,131명이 임대주택을 지원받았지만, 전국의 청소년 수에 비하면 여전히 적습니다. 특히 수도권은 수요가 몰려 대기자가 많고, 지방은 선택지가 부족한 상황이죠.
앞으로 더 필요한 것들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몇 가지 과제를 짚고 있어요.
- 지원 규모 확대: 더 많은 주택이 필요합니다.
- 맞춤형 지원: 어떤 청소년은 독립된 원룸을, 어떤 청소년은 공동생활을 원할 수 있어요. 획일적인 지원이 아니라 선택권이 보장돼야 합니다.
- 종합 지원: 집만 준다고 끝이 아니에요. 취업, 학업, 정신건강 지원이 함께 따라와야 진짜 자립이 가능하죠.
집이 주는 건 단순한 공간이 아니에요
다시 민수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만약 그가 유스타트 3.0 덕분에 안정적인 임대주택을 얻는다면, 이제는 찜질방에서 눈치 보며 자던 날 대신 자기 방에서 숙제를 하고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도 고시원비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데 쓸 수 있겠죠.
집은 단순히 지붕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자존감과 희망을 되찾아주는 공간입니다.
우리는 흔히 청소년을 “미래 세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오늘을 버티기 힘든 아이들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이번 유스타트 3.0 주거지원 강화는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분명히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 변화예요.
민수 같은 아이들이 이제는 더 이상 “오늘은 어디서 자야 하지?”를 고민하지 않고, “내일은 어떤 꿈을 꿔볼까?”를 생각할 수 있는 사회. 그게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길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