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가 돈이 된다?
K-ETS 완전 정복 대한민국의 정책을 들여다보면,
멀리서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은근히 재미있는 요소들이 숨어 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K-ETS(한국형 배출권 거래제)도 그렇다.
이름만 보면 ‘정부가 또 뭔가 만든 건가?’ 싶은 제도지만,
알고 보면 기업이 탄소를 ‘주식처럼’ 사고팔며 돈을 벌기도 하고, 손해를 보기도 하는 독특한 시장이다.

사실 이 제도는 2015년에 이미 조용히 시행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사람들이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아니, 배출권을 개인도 투자할 수 있다고?”
이런 말이 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갑자기 탄소가 금보다 값진 소재가 된 느낌이랄까.
K-ETS가 뭐길래?
K-ETS는 쉽게 말하면 ‘탄소 사용량을 점수로 만들어 기업에게 나눠주고, 그 점수를 사고파는 시장’이다.
정부는 매년 기업에게
“너희 회사는 올해 이만큼까지 온실가스 배출해도 돼”라는 식으로 허용량을 준다.
이것이 바로 배출권이다.
문제는… 기업이 이 허용량을 넘기면 벌금을 맞는다.
그러니 기업들은 선택해야 한다.
열심히 시설투자를 해서 배출량을 줄이거나
아니면 시장에서 배출권을 사오는 방법을 선택하거나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서로 필요한 배출권을 사고파는 시장이 생기는데, 이것이 바로 K-ETS 배출권 거래시장이다.
말 그대로 온실가스도 돈이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https://ets.krx.co.kr/main/main.jsp
배출권시장 정보플랫폼
정보플랫폼과 함께 하는 기관들
ets.krx.co.kr
어떻게 운영되나?
이 제도의 핵심은 의외로 간단하다.
정부가 배출권을 공짜로 주거나 경매로 판매한다.
기업은 자신들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모자라면 배출권을 시장에서 사야 한다. 남으면 판매해서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배출권은 어느새 환경정책이면서 동시에 ‘금융 자산’으로 성격이 변했다.
기업들은 남는 배출권을 팔아 수익을 만들고,
부족한 기업은 울며 겨자 먹기로 더 높은 가격을 주고 사야 한다.
한국거래소(KRX)에서 실제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고, 가격도 변동한다. 정말로 주식처럼 움직인다.
배출권이 ‘금융 상품’이 된 이유
최근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이것이다.
개인 투자자도 배출권에 투자할 수 있는
ETN·ETF 상품 등장 그전까지만 해도 배출권 거래는 기업들만의 리그였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까지 참여하게 되면서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가격 변동도 더 흥미로운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탄소가 21세기 새로운 금이다”라고까지 말한다.
실제로 기업들은 배출권 부족으로 연말이 되면 허둥지둥 매수하는 일이 흔하다.
그래서 특정 시기에는 가격이 완전히 날아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논란도 많다
모든 정책이 그렇듯, K-ETS도 칭찬만 받는 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비판은 이것이다。
- 대기업에 너무 많은 무료 배출권을 준다
- 중소기업은 비용 부담이 크다
- 배출권 거래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돌아간다
- 일부에서는 “환경 보호가 아니라 대기업 배만 불린다”는 비난도 있다.
특히 무료 배출권 비중이 높았던 시절에는 대기업이 남는 배출권을 팔아 오히려 수익을 남기는 웃픈 상황도 있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매년 제도를 조금씩 손질하고 있다.
무료 배출권 비중을 줄이고, 경매 비율을 높이고, 시장 투명성도 강화하려는 방향이다.



K-ETS는 어디로 갈까?
결론부터 말하면… K-ETS는 앞으로 더 강력해지고,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 한국의 탄소중립 2050 목표 → 기업들의 탄소 감축 압력이 커지면 배출권 거래는 더 활발해진다.
- 투자 시장 확장 → 개인 투자자와 금융기관의 참여가 증가하면 배출권 가격 변동성과 관심이 커진다.
- 정부의 점진적 제도 강화 → 무료 배출권은 줄어들고 배출권의 ‘가치’는 더 올라간다.
결국 기업들은 배출권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비용 구조가 완전히 달라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한마디로 탄소 관리 능력 = 기업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탄소에도 가격이 있다”는
현실 K-ETS는 단순한 환경 제도를 넘어 경제·시장·투자가 모두 얽힌 거대한 시스템이다.
예전에는 ‘환경 보호’라고 하면 다들 추상적으로만 느꼈지만,
이 제도를 보면 환경 정책도 이렇게 현실적이고 시장 친화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배출권 거래제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을 압박할 것이고, 동시에 새로운 시장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환경을 지키면서도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종의 대한민국판 탄소 금융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형 배출권 거래제 K-ETS. 지금까지 “듣기만 하면 어려운 제도”였다면,
이제는 “조금 궁금해지는 시장” 정도로 느껴졌기를 바란다.
